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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역사 기행 - Old Quebec

by 심려자 2023. 9. 20.

역사 기행 - Old Quebec

퀘백주 퀘벡시 안에 있는 올드퀘백은 뉴욕시에서 자동차로 갈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 중 하나이다. 안 막히면 8시간 반쯤 걸리니까 (서울 부산 거리의 두배가 넘는다. 뉴욕시에서 517 mile, 832 km) 하루에 가기 부담스러우면 몬트리올에서 1박 하고 (뉴욕시에서 6시간) 가도 된다. 캐나다의 토론토 같은 도시는 미국의 도시와 크게 다른 점을 찾기 어렵지만 퀘벡 시티에 가면 미터법 도로표지판에 불어까지 써 있어서 헷갈리긴 해도 외국 여행왔다는 보람이 느껴진다. 드라마 ‘도깨비’ 덕분에 퀘벡 시티의 인기는 더 올라갔다. (도깨비는 아시아에서 2억5천만명 이상이 시청하여 퀘벡의 관광 산업에 큰 기여를 했다.) 지금도 퀘벡 호텔 직원들은 도깨비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이 한국서 캐나다로 바로 올 수 있는 마법의 문으로 나오는 “빨간 문” 이 어디있는지 안내해 준다. (구글맵에도 Goblin Red door 라고 나온다.)

 

왼쪽에 보이는 "빨간문"

 

Old Quebec 은 지금의 캐나다가 시작된 곳이다. 16세기 프랑스인들이 모피 무역을 계기로 처음 이곳에 정착했는데 당시 원주민들이 이 지역을 “카나타” 라고 불렀다고 한다. (맨해튼도 원주민들이“마나하타” 라고 부르던 곳이다.)  퀘벡을 수도로 프랑스는 식민지 영역을 확장하여 “뉴프랑스” 라 불렀고 한때 그 영토는 미국 중서부와 남부 루이지애나 지역까지 포함했다 (아래 그림 참조). 영국과의 전쟁에서 지고 다 빼앗겼지만 퀘벡 지역은 언어 (불어) 와 문화를 유지했고 1995 년에 두번째로 독립하겠다고 주민 투표를 했는데 49.4% 대 50.6% 로 부결되었다. 요샌 조용하다.

 퀘벡이 옛 유럽 스러운 마을의 모습을 유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우선 뉴 프랑스를 점령한 영국이 유화책을 써서 언어 (불어) 와 종교 (가톨릭), 당시의 자치법 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은 미국 식민지에선 고압적인 정책을 쓰면서 망했지만 캐나다의 프랑스 출신 주민들에겐 달래는 정책을 썼다. 두번째 이유는 경제의 중심이 서쪽으로 (몬트리올, 토론토) 옮겨가면서 현대식으로 재개발할 필요가 줄어들었으며 세번째는 19 세기 후반 영국서 파견된 캐나다 총독 Dufferin 이 퀘벡의 옛모습 복구/보전에 애를 썼기 때문이다. 그래서 퀘벡의 상징적인 호텔 (Château Frontenac) 앞 보드 워크를 Dufferin Terrace 라고 부른다 (아래 사진).

Château Frontenac Hotel 과 Dufferin Terrace

 Old Quebec 은 절벽과 성벽으로 방어되었던 윗마을과 서민들이 살던 항구 둘레의 아랫 마을로 나뉘어져 있다. 이 두 마을은 엘리베이터 (funicular) 와  “목 부러질 계단 (Breakneck Stairs)” 으로 연결되어 있다. (좀 가파르긴 해도 목이 부러질 정도는 아닌데  드라마 도깨비 에서 김고은이 공유에게 결혼하자고 하는 장면에 나오는 곳이다.) 앞서 언급한 제일 잘 알려진 건축물 (호텔, Château Frontenac. Fairmont 호텔 체인이 관리해서 그 이름을 앞에 붙여 부른다) 은 윗마을에 있다.  이 호텔은 캐나다 철도 회사가 뉴프랑스 시절 프랑스 총독이 살던 자리에 지은 것이다. 이 호텔 아래 (지하) 엔 그 유적지가 남아있다.  Château Frontenac 세상에서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히는 호텔이라고 한다. 누가 세어보았는지 모르겠지만. 

목 부러질 계단 (Breakneck Stairs)

아래 마을에는 Petit Champlain 거리와  Place Royale 광장이 있다. Champlain 은 New France 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프랑스인의 퀘벡 정착을 시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Place Royale 은 루이 14세가 자신을 기념하는 광장을 식민지 곳곳에 만들라고 굳이 자신의 흉상을 보내어 그렇게 이름 붙힌 곳인데 올드 퀘벡에서도 가장 먼저 프랑스인들이 정착한 곳이라고 한다. 올드 퀘벡은 크지 않아서 윗마을 아랫마을 다 포함해서 1박2일이면 관광하기에 충분하다. 

Petit Champlain 거리

 

윗동네로 올라가는 funicular

 

Place Royale

Old Quebec 에 처음 방문한 것은 20년전 쯤이고 두번째는 10년전 그리고 이번 (지난 4월) 이 세번째이다. 최근 여행이 시기상 가장 추웠어야 할 때인데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오히려 가장 날씨가 온화했다. 캐나다 국경 근처에 산 적이 있는데 겨울엔 너무 추워서 숨을 들이쉬면 호흡이 막힐 정도였고 눈이 많이 오면 아무데도 갈 수 없게 된다. 눈보다 무서운 것은 “얼음비” 이다. 비가 내리면서 얼어 전깃줄에  고드름이 달리고 그 무게에 전선이 끊겨 정전이 되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은 자살행위가 된다. 그래서 무디스같은 신용평가사는 캐나다가 지구온난화로 가장 큰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는 나라라고 예측했고 그 이유 중 하나가 관광 산업의 발달이다. 2018 년에 발표된 예측인데 기후 변화와 관련되어 5년 뒤에 캐나다를 덮칠 산불같은 재난은 고려하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