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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뉴저지 역사기행- 해밀턴의 결투 장소 Weehawken, NJ

by 심려자 2024. 3. 14.

역사기행-  해밀턴의 결투 장소 Weehawken, NJ

맨해튼 스카이 라인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동쪽 강(East River) 건너 Brooklyn 과 Long Island City 가 있고 서쪽 강 (Hudson River) 건너 뉴저지가 있다. 뉴저지 쪽에서 맨해튼 경치가 좋기로 유명한 곳 중 하나가 해밀턴 파크 (Weehawken, NJ) 이다. 알렉산더 해밀턴은 미국 초대 재무 장관이고 10달러 지페에 초상화가 그려져 있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중 네번째로 존경받는 사람이다 (1.워싱턴, 2.프랭클린, 3.제퍼슨. 출처 CBS News Poll 2021). 해밀턴은 이 공원 아래쪽 강가에서 당시 부통령이었던 애론 버와 결투하다가 50세가 채 되기 전에 사망했다. 

결투의 직접적인 원인은 해밀턴이 지인에 보낸 편지에서 버가 위험하고 비열한 사람이라고 썼는데 그것이 신문에 보도되어 버가 결투를 신청한 것이었다. 해밀턴과 버의 악연은 오래 된 것이다. 애론 버는 3대 대통령이 될뻔 했는데 (토머스 제퍼슨과 선거인단 투표 결과 동률이었다) 의회에서 해밀턴의 반대로 부통령이 되었다. 뉴욕 주지사에 출마해서도 아주 근소한 차로 떨어지는데 이 선거에서도 해밀턴의 반대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해밀턴 공원의 흉상

 

 

Hamilton Park

 

결투 장면을 묘사하는 두사람의 동상을 보면 해밀턴의 총은 허공을 향해 있고 버의 총은 해밀턴을 조준하고 있다. 당시 결투할 때 명예를 위해 결투는 하지만 상대방은 죽이지 않기 위해 다른 곳을 쏘는 관행이 있었다.  해밀턴은 신사답게 행동했는데 버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이다. 그것이 사실인지는 100% 확실하진 않다. 상대를 죽일 의도가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땅을 쏘는 것이 관행이었다는 것인데 해밀턴의 총알이 버의 머리 위쪽으로 날라가 나무에 박혔다는 것이다. 그러나 버가 대통령이나 주지사가 되면 안되는 사람이라는 해밀턴의 생각은 옳았다는 것이 나중에 증명이 되었다. 버는 결투 후에 자신의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것을 인식하고 당시 개척지였던 루이지애나로 가서 사병을 모집하고 훈련시켜 자신을 수반으로 하는 독립국가를 건립하려다 반역죄로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이다. 버는 증거 부족으로 풀려났고 유럽으로 도피해 있다가 이름을 바꾸고 미국으로 돌아와 80세에 하숙집에서 죽었다. 오래는 살았지만 애론 버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중 최악의 인물로 여겨지고 있고 미국사에서 미국인들이 제일 미워하는 인물이 되었다.

 

해밀턴 (왼쪽) 과 버

 

해밀턴과 버의 결투장소는 당시에 결투가 자주 열리던 “인기있는” 결투장소였다. 그 이유는 아무도 살지 않던 숲속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같은 장소에서 해밀턴의 아들도 아버지 해밀턴을 욕한 사람과 결투하다 죽었다. (해밀턴의 부인은 기가 막혔을 것이다). 지금은 허드슨 강과 맨해튼 뷰를 가진 고급 콘도들과 타운 하우스들이 즐비하다. 당시에 노젓는 소형 보트를 타고 맨해튼에서 결투하러 건너 왔다는데 지금은 출퇴근용 페리도 다닌다. 내가 사는 곳에서 자전거로 20분 거리인데 오는 길에 파리 바게트도 있다. 220년 전 당시 미국인들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해밀턴이 결투한 곳 근처에 한국 빵집이 생길 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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