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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 기행 - 3: 버지니아 울프 Virginia Woolf

by 심려자 2021. 3. 5.

영문학 기행 3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가 말년에 살았던 집에 걸린 초상화


영문학 사상 가장 유명한 여성 작가를 꼽으라면 떠 오르는 이름은 제인 오스틴 (1775-1817), 브론테 자매들 (1816-1855,1818-1849), 에밀리 디킨슨 (1830-1886) , 버지니아 울프 (1882-1941) 등인데 그 중 가장 귀에 익은 이름은 Virginia Woolf 이다. 그 중 최근 인물이고 20세기에 작품활동을 했으며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에도 나오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이름도 기억하기 좋다. 남편 성이지만).
버지니아 울프는 모더니즘 소설의 선구자라고 한다. 모더니즘이라는게 19 세기 이전 소설들과 달랐다는 얘기일텐데 고전적 소설처럼 명확하게 스토리를 전달하려 하지 않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 얘기했다가 저얘기했다가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당시 뉴욕타임즈에 실린 그녀 소설에 대한 평 (혹평) 은 그녀의 소설이 뭔소린지 모르겠고 일관성이 없고 이야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 였다고 한다 (이게 모더니즘의 정의인지도). 버지니아 울프가 유명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19070 년대 페미니즘 물결을 타고 다시 주목받게 된 것도 있다고 한다.

태어나 자란 집 (오른 쪽)


버지니아 울프의 인생도 소설같다. 그녀의 아버지도 작가였고 할아버지도 작가였다 (고위 관리였기도 했고). 어머니는 모델이었다. 요새 생각하는 패션 모델은 아니고 초상화 (사진과 그림) 모델이었다고. 버지니아 울프의 집안은 당시 경제적으론 중상류층, 문화적으론 상류층 집안 이었다. 집에 Henry James, Alfred Lord Tennyson를 포함한 당대의 유명 작가들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버지니아는 8명의 아이 중에서 끝에서 두번째이다. 부모 모두 재혼이어서 큰 아이 넷은 아빠가 다르거나 (3) 엄마가 달랐다 (1). 버지니아가 태어나 자란 곳은 Hyde Park (New York 의 Central Park 에 비교되는) 바로 옆집이다. 어린 시절 가족 신문도 만들며 대체로 행복한 시절을 보냈는데 어머니가 죽고 이후 엄마 역할을 하던 (아버지가 다른) 언니도 죽고 아버지까지 죽고 나서 친형제들 넷이 런던 대학교 동네 Bloomsbury 로 이사 갔다.

불룸즈베니에서 오빠의 케임브리지 대학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는데 이 친구들이 나중에 유명작가, 화가, 유명한 경제학자 (Keynes) 가 되는 바람에 불룸즈베리 그룹이라는 명칭이 붙혀졌다. 버지니아 울프는 그 그룹 내에서 울프씨 (남편) 도 만났다.

버지니아 울프가 형제들과 살았던 집. 후에 불룸즈베리 그룹이라고 불려지게 된 친구들을 초대해 놀았다고.

같은 집. 이 동네는 뉴욕 대학교 마냥 런던 대학교 건물들과 일반 건물들이 섞여있다.

버지니아 울프는 어머니의 죽음이후 우울증과 그 반대 증상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양극성 장애 증상을 보이며 자살기도도 몇번하고 끝내는 59세에 주머니에 돌멩이를 넣고 집 근처 강으로 걸어 들어갔다.

유명한 예술가 중에 양극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가끔 있다. 조증 상태의 에너지로 창작에 몰두하고 우울증 상태에서 자신을 냉철하게 되돌아 보는 것이 창작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모양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내게는 소시적 동경의 상징같은 인물이었다. 잘 몰랐지만 멋있어 보였던 서양의 문화와 문학에 대한 동경.

죽기 전에 살았던 집

버지니아 울프의 책상. 별채를 따로 만들어 작업실로 썼다. 초록색 잉크를 좋아했던 모양.

여행 중 묵었던 조그만 Inn 의 아래층 식당. 당시의 피곤함과 안도감이 아직 느껴진다. (근처에 숙박할만한 곳을 찾기 어려워서 저 옛날식 열쇠를 받고 기분 좋아 한잔 )

바로 위층 묵었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