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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개론

심리학의 시작

by 심려자 2020. 6. 18.

독일의 생리학자 (physiologist) 분트 (Wilhelm Wundt, 1832–1920) 가 라이프치히 (Leipzig) 대학교에 심리학 실험실을 개설한 1879 년을 현대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이 시작된 해로 본다. 그래서 분트를 현대 심리학의 창시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19 세기 전에 심리학 연구가 없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심리학은 모든 서양 학문이 그렇듯이 철학의 일부였다.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사상 의학 비슷한 임상 심리 이론이 있었는데 네가지 체액 (Humor) 의 부조화가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을 일으킨다는 이론이다. 또 플라톤은 인간의 마음을 마차에 비유해서 마부와 성향이 다른 두마리의 말 사이의 상호 작용으로 설명했는데 후에 프로이트가 이와 비슷한 Id, Ego, Superego 의 개념으로 성격 심리학을 만들기도 했다 (Ego 는 마부, Superego 와 ID 는 두마리의 말).

분트의 실험실이 심리학사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과학적 실험을 통해 심리 현상을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즉 직관이나 주관적 기억, 그리고 일화적 증거를 넘어서서 실험을 통한 과학적 증거에 근거한 심리학 연구가 시작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일화적 증거와 과학적 증거의 차이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예를 들어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불치의 병을 앓고 있었는데 어떤 약초를 먹고 완치 되었다면 그것은 그 약초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아니다.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 중 그 약을 먹고도 낫지 않은 사람은 몇 명이 있는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 중 그 약을 먹지 않고 나은 사람은 몇 명 있는지 등등을 통계적으로 다 비교해 보아야 과학적 증거가 되는 것이다.

 

 

분트가 심리학 실험실을 만들기 20년 전에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판했는데 20세기 후반 이후 심리학에서 진화론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다윈도 현대 심리학의 창시자 중 한명으로 언급되는 인물이 되었다. “진화론을 통하지 않고는 생물학의 어떤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라는 말이 있는데 21 세기 심리학도 비슷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분트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심리학자인 프로이트를 심리학의 창시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분트와 동시대인인 프로이트는 (프로이트가 약 20살 정도 연하이다) 정신분석학 (Psychoanalysis) 의 창시자이다. 정신분석학도 심리학의 일부로 볼 수 있고 그렇다면 프로이트도 심리학의 뿌리 중 하나로 고려될 수 있다. 프로이트는 과학적 전통의 심리학자들에겐 당시나 현재나 높게 평가되지 않지만 대중적 인기가 높고 아직도 영화나 티비 드라마에서 심리적인 문제를 소재로 쓸 땐 그의 이론이 등장한다. 프로이트는 인문학적 심리학자이다.

분트보다는 10살 아래이고 프로이트보다는 12살 많은 윌리암 제임스도 심리학의 창시자 중 한사람으로 언급되고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분트는 에너지가 많고 엄청나게 부지런한 사람이었던 듯 한데 (분트는 186명의 박사를 지도했다) 반해 제임스는 병치례를 많이 하고 우울증에 많이 시달렸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미국에 비해 학문적으로 훨씬 앞서있던 독일에서 생리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그 바탕에서 심리학 연구를 한 분트에 비해 제임스는 주로 독학으로 심리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그럼에도 윌리암 제임스의 책과 연구 성과들은 아직도 사용되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심리학 교과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단기 기억 장기 기억, 감정 이론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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