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년 11 월 27 일에 쓴 글. 요새 영화가 나왔다는데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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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쉽게 잠이 드는 타입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베개에 머리를 대는 순간 잠이 들어 버린다고 하는데 나는 이런 사람들이 부럽다. 잠이 안 올 때 내가 했던 일들 이나 할 일 들을 생각하면 물론 더 잠이 안 온다. 그래서 주로 책을 읽는데 누워서 들고 있기 가벼운 paperback 을 best seller 들 중에서 구해 읽는다. 많은 미국의 인기 소설 들은 할리우드의 영화들처럼 읽을 땐 재미있지만 감동의 여운이 없다. 그래서 한 30분 이나 한 시간 읽으면 졸음이 오고 나는 책 갈피를 접어놓고 잠이 든다.
그런데 The Kite Runner (우리나라에서 ‘연을 쫓는 아이’ 로 출간됨) 는 잠 드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던 책이다. 돈 벌려고 머리 짜내 쓴 소설이 아니라 가슴에 사무쳤던 이야기들을 토로한 듯한 느낌을 주는 소설 이다. 아프카니스탄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주인공이 소련의 침공 후 미국으로 이민 갔다가 다시 탈리반 치하의 아프카니스탄을 방문하는 줄거리인데 자세한 내용은 써 봤자 그 감동을 전하지도 못할 것이고 혹시 앞으로 그 책을 읽게 될 분들의 재미를 감소시킬 수도 있으니 생략하고 몇 가지 이 소설이 내게 남겼던 생각의 씨앗을 키워볼까 한다.
첫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크고 작은 마음의 빚을 품고 살지 않나 싶다. 나도 나의 이기심과 비겁함, 경박함 그리고 무심함으로 여러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의 주인공이 그 빚을 갚는 대목에서 큰 감동을 느꼈던 것 같다.
두 번째로 느꼈던 것은 나의 오랜 숙제인 종교의 이중성 문제다. 탈리반 정권이 아프카니스탄을 통치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죽음을 안겨준 이유 중 하나가 그들의 원리주의적인 종교 철학이다. 그러나 절박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은 결국 종교 (이슬람) 에 의지하게 된다.
그 밖에 발견한 소소한 점들:
아프카니스탄 에서도 연 싸움을 하는구나. 나는 연 싸움이 우리나라 옛 풍속인 줄 알았다. 아프카니스탄 에서의 연 날리기와 연 싸움은 아이들 놀이를 넘어서 전 국민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취미 생활이라고 한다. 탈리반이 이슬람 종교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금지 시켜서 못하고 있다가 이제 다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연 싸움 하다가 전화선 끊어지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한다.
아프카니스탄에 하자라 (Hazara) 라고 불리우는 구박받는 소수인종이 있는데 징기스칸의 후예인 듯 하여 몽고인들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마흔살이 거의 다되어 발표한 첫 번째 소설이다. 소시적 꿈 중에 하나가 최인호나 이문열같은 인기 소설가가 되는 것이었는데 나도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잊혀져 가는 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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