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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Kindle 2 - 책의 종말 또는 혁명

by 심려자 2009. 4. 12.



책의 종말 또는 혁명
 
드디어 주문했던 킨들 (Kindle 2) 이라는 전자제품이 도착했다.  킨들이라는 것은 말하자면 전자책이다.  엄밀히 말하면 전자화 (디지털) 된 문서를 읽기 위한 도구이다.  전자문서를 읽기 위한 도구로는 물론 컴퓨터가 있다.  그러나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서 책 같이 긴 문서를 오랫동안 읽기엔 좀 불편하다.   눈이 아픈 경향도 있고 목도 좀 그렇고 왠지 종이위에 인쇄된 책을 읽는 것 보다 불편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긴 문서는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읽지 않고 프린트해서 읽는다.  그리고 물론 대부분의 책들은 컴퓨터로 볼 수 있도록 팔지도 않는다. 
 
미국의 대표적 인터넷 서점인 amazon.com 에서 만든 킨들의 첫번째 장점은 우선 종이위에 인쇄된 글자를 읽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화면 자체에서 나오는 빛이 없다.  햇볕이나 전등불이 있어야  읽을 수 있다. (그래서 한번 충전한 배터리가 며칠 씩 간다).  또 글자 크기를 조정할 수 있어서 노안이 있는 사람들은 안경 없이 읽을 수도 있다.   내게 특히 편리한 것은 학술지에 실린 논문들을 대체로 PDF 형식으로 다운로드 받아 프린트해서 읽어 왔는데 이젠 프린트 할 필요없이 킨들에 PDF file 을 옮겨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 회사에서 이메일을 통해 pdf file 을 킨들로 볼 수 있도록 무료로 포맷을 바꾸어 준다.  그러나 옛날에 발표된 논문들은 이미지 포맷으로 pdf 화 되어 있어서 Kindle 로 보면 너무 글자가 작다.
 
킨들의 첫인상은 아주 작다는 것이다.  두께는 타임이나 뉴스위크 메가진보다 조금 두꺼운 정도이고 크기는 한국 책방에서 주로 파는 책들의 크기보다 조금 작다.  자기전에 침대에 누워 읽기에 아주 가볍고 편리하다,  물론 화면은 더 작아서 미국 문고판 책 (Paperback) 정도의 크기이다.  작지만 키보드도 있어서 책 여백에 노트를 하듯 메모를 써놓을 수도 있고 밑줄도 그을 수도 있고 물론 찾기 기능도 있다.   책은 한권에 미화 $10 정도로 파는데 (킨들 자체는 $360 이다)  휴대전화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 컴퓨터 없이 직접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면 몇초내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 중 하나이다.  책값 외에 통신료는 무료이다.  책 뿐 아니라 여러가지 신문이나 잡지 블로그 등을 볼 수 있는데 그건 돈을 따로 내야 한다.  한국에 가지고 가면 물론 무선으로는 책을 살수는 없지만 인터넷과 컴퓨터를 통해 다운로드 받은 뒤 usb 코드로 전자책에 옮기면 된다.  킨들하나에 수천권의 책을 저장할 수 있고 지우더라도 한번 산 책은 다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저장 용량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한국에서 영어로 쓰여진 책을 구해 읽기엔 아주 적절하게 쓰일 수 있는데 대신 미국 크레딧 카드가 있어야 책을 구입할 수 있다 (판권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킨들은 책을 읽어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잠깐 들어보니까 단어 하나 하나는 명확하게 읽어주는데 기계가 읽는 것이라 소리의 높낮이가 없다. 그래서 문장이 끝나는지 시작되는지 감을 잡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아직은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는 책 즉 소프트웨어가 한정되어 있다. 현재 Amazon.com 에 이십오만권 정도의 책이 있다.  (그래도 미국의 베스트셀러들은 거의 다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킨들 같은 전자책은 점점 더 보급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한글 책도 기술적으로 전자책으로 만드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지금 출판 문화에 혁명이 시작되고 있는지 모른다.  킨들같은 전자책이 멀지않은 미래에 종이로 만든 책을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서점과 제지업과 인쇄업은 아주 축소될 것이다. 또 책 출판 비용도 아주 줄어들고 책값도 싸질 것이고 학생들 책가방도 아주 가벼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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