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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개론

심리학의 창시자

by 심려자 2009. 4. 22.

심리학의 창시자



대부분의 심리학 교과서들은 독일 사람 빌헬름 분트 (Wilhelm Wundt, 1832-1920) 를 현대 심리학의 창시자 또는 아버지라고 부른다. 분트가 이런 영예를 얻게 된 것은 1879년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교에 최초의 심리학 실험실을 만들어 과학적 (실험적) 인 방법으로 심리학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심리학자라는 말도 처음 썼기 때문이다. 분트가 현대 심리학 창시자가 타이틀을 가지게 된 것은 그의 스승이었던 헬름홀츠 Hermann Ludwig Ferdinand von Helmholtz (1821-1894) 의 덕도 있었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으로 알려진 헬름홀츠는 물리학 뿐 아니라 의학 생리학 심지어 미학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에 업적을 남겼는데 그의 연구 분야 중 하나가 요새 용어를 쓰자면 감각/지각 심리학 분야였다. 이 분야에서 분트가 그의 연구 조교였던 것이다. 

분트를 심리학의 '창시자' 라고 부르는 의미는 심리학을 독립된 학문의 분야로서 만들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는 "심리학과" 의 창시자인 것이다.) 분트 이전에도 심리학에 관련된 논의가 물론 많이 있었다. 아주 오래 전으로 올라가면 기원전부터 사상의학 비슷한 이론 (humoral theory) 이 있었다. 이는 몸에 네 가지 액체가 있는데 그 중 한가지 (예를 들어 ‘검은 피’) 가 너무 많으면 우울증에 걸리므로 몸에서 검은 피를 빼내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식의 지금 생각해 보면 엉터리 심리 치료 이론이다. (그런데 이 이론 떄문에 기원전부터 19세기 말까지 2500 년간이나 많은 사람들이 치료의 명목으로 쓸데없이 피를 흘려야 했다.) 또 플라톤부터 칸트까지 수많은 철학자들도 심리학적 문제를 연구해왔다. 칸트는 그러나 심리학을 실험 과학적 방법으로 연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어쨌든 분트가 심리학 실험실을 개설한 1879 년 (아인슈타인이 태어난 해다) 을 현대 심리학이 시작한 해로 본다. 그깟 실험실 하나 만든 게 뭐 그리 대수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험은 현대 과학이 이처럼 엄청난 성과를 낼 수 있게 해 준 가장 중요한 연구 방법론 중의 하나이다.  분트는 또 최초의 심리학 저널을 만들고 많은 심리학 박사들을 배출하였는데 그들 중 일부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주요 대학에 심리학과를 창설하게 된다.
 

미국은 당시에 학문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유럽을 배우고 따라가는 시절이었지만 미국의 독학 심리학자 윌리암 제임스 (William James, 1842-1910) 도 심리학 창시자들 중 하나로 거론될만하다. 분트보다 열살 쯤 아래인데 미국에서 분트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하바드 대학교에 심리학 실험실을 만들었고 그의 기억에 대한 이론 (단기 기억 장기기억의 구분) 은 아직도 널리 쓰이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인 헨리 제임스와 형제 지간인데 실용주의를 창립한 철학자로도 유명하다.  윌리암 제임스는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 라고 부르기도 한다.


분트보다 20 여 년 후에 태어난 프로이트 (Freud 1856 - 1939) 가 심리학의 창시자가 아닌가 라고 묻는 사람도 가끔 있는데 그는 정신 분석학 (Psychoanalysis) 의 창시자이다. 정신 분석학은 심리학의 일부라고 볼 수도있는데 심리 치료의 한 방법으로 시작되어 좀더 포괄적인 임상/성격 심리 이론을 포함한다. 프로이트의 이론이 정말 과학적 가치가 있는지 그의 치료 방법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하여 많은 현대 심리학자들은 회의적이지만 그의 이론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현대 문화와 예술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지금도 영화나 TV 드라마를 보면 심리학이나 심리 치료에 관한 내용은 거의 모두 프로이트의 심리학과 관련되어 있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심리학자가 누구냐고 물으면 아직도 프로이트의 이름이 많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