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슬로우의 자아실현
동기 심리학에 관련된 이론 중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 매슬로우 (Abraham Maslow 1908-1970) 의 피라미드론 (Hierarchy of Needs) 일 것이다 (사실 피라미드의 비유 자체는 매슬로우가 한 것이 아니라 후에 생긴 것이라고 하지만). 이 피라미드의 바닥에는 식욕, 수면욕등 생물학적으로 필수적인 동기들 (1. Physiological Needs) 이 놓여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제일 먼저 이런 욕구들이 충족이 돼야 그보다 위에 있는 욕구들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위에 안전과 안정에 대한 욕구 (2. Safety & Security) 가 있고, 그 위에 사랑이나 소속감 등 사회적 욕구 (3. Social Needs) 가 있다. 여기까지의 동기가 모두 충족이 되면 그 다음에는 남들에게 존경받고 싶거나 자부심을 느끼고 싶은 욕구 (4. Esteem needs) 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아들러 (Adler) 같은 심리학자는 현대 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계에서 고전한다고 주장한다. 이 단계에서 실패하여 열등감을 느끼고 열등감은 정신 건강을 해치는 주 원인이라는 것이다. 존경에 대한 욕구는 또 다른 사람으로 부터의 존경과 자기 자신으로 부터의 존경 두 가지로 나누기도 한다.
만일 이런 욕구들을 모두 넘어선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바라겠는가? 사랑도 돈도 명예도 다 가지고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매슬로우의 피라미드 꼭대기에 위치한 것이 자아실현의 욕구 (5. Self-actualization) 이다. 다른 모든 욕구가 모두 충족되거나 초월하면 자아실현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자아실현이란 무엇인가? 자신만이 가진 독특한 능력을 충분히 이용하여 가능한 한 자기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정의되어있다. 화가는 그림을 그려야 하고 음악가는 음악을 해야 하고 시인은 시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매슬로우는 자아 실현된 사람은 종종 산 정상에 선 듯 한 체험 (Peak experiences) 을 하는데 이는 궁극적인 진리를 의식하고 세상과 하나가 되며 시공간에 대하여 잊어버리고 환희를 느끼는 경험이라고 한다.
매슬로우는 나중에 지적 욕구와 심미적 욕구를 자아실현 바로 밑에 추가하였고 초월의 욕구를 자아실현 위에 또 추가하였다. 초월의 욕구란 자기를 넘어서서 다른 사람들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등 더 큰 목적을 위해 살고 싶어 하는 욕구를 말한다. 개인적으론 자아실현보다는 초월의 욕구가 더 공감이 간다. 매슬로우는 대표적인 인본주의 (Humanistic) 심리학자 중 하나이다. 인본주의 심리학은 당시 심리학의 주류 이론들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되었다. 당시에 두가지 이론 체계가 주도적이었는데 하나는 인간을 무의식적 성적 충동에 의해 움직이는 동물같은 존재로 보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이었고 또 하나는 인간을 보상과 처벌에 의해 성격이 형성되는 존재로 본 행동주의였다. 인간에게는 기본적인 생존 본능도 있지만 그것을 초월하는 고차원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인본주의 심리학이라 볼 수 있다.
매슬로우의 동기 이론은 그럴듯하고 일리도 있지만 과학적 측면에서는 크게 평가받지 못하는 이론이다. 자아실현이란 개념은 모든 사람, 동물, 심지어 식물도 타고난 목적이 있다는 믿음에 바탕을 둔 것이다. 매슬로우 당시에 그런 생각이 유행했었는데 그런 믿음에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자아실현이라는 개념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서 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런 의미에서 유용한 개념이다. 특히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꼭 남들이 높이 평가하는 일이 아니고 그 일을 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기회가 (또는 직장이) 남들이 다 부러워 하는 기회일 경우에 자아실현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내가 잘하고 좋아해서 하는 일이 남들이 다 부러워 직종이라던지 반대로 남들을 속이는데 천재적인 소질이 있어서 희대의 사기꾼이 되는 경우엔 자아실현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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