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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로마 5 - 바티칸 박물관 (들)

by 심려자 2025. 7. 21.

 

 

개방적으로 보이는 성베드로 광장과는 대조적으로 박물관의 입구 쪽은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중세 시대 교황과 세속 황제들 간의 갈등의 역사를 생각하게 한다. 9세기엔 무슬림 해적들이 성 베드로 대성당을 약탈한 적도 있다고 한다(그땐 물론 다른 건물 이었겠지만) . 바티칸 박물관은 입장권도 하나이고 외부에서 들어가는 입구도 하나지만 사실상 12개의 박물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포함한 천장화와 최후의 심판이 그려져 있는 시스티나 성당 (Cappella Sistina) 과 아테네 학당이 있는 라파엘로의 방 (Stanze di Raffaello) 이고 지도의 회랑 (Galleria delle Carte Geografiche) 도 아주 인상적이다. (초입부에 보이는 이집트 전시실 등은 대충 지나가도 될 듯하다.) 

 

 

시스티나 성당 (Cappella Sistina) 은 바티칸 박물관 동선 상 마지막에 위치해 있고 가장 유명한 장소이다. 콘클라베 (Conclave, 교황 선출) 가 이루어지는 곳이고 앞에서 언급한 미켈란젤로의 벽화 (천장화) 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박물관에서 유일하게 사진 찍는 것이 금지된 곳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눈치보며 사진들을 찍고 경비원들은 그때마다 만류한다.  

 

 

시스티나 성당 전에 위치한 라파엘로의 방 (Stanze di Raffaello) 에는 낯익지만 교황청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벽화 (아테네 학당) 가 있다. 벽화 중앙에 긴 수염을 하고 있는 인물이 플라톤 (외모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이고 그 오른쪽 파란 옷이 아리스토텔레스이다. 플라톤의 손가락은 하늘을 향하고 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손가락은 앞을 가리키는 것은 두 사람의 철학적 차이를 나타낸 것이라 한다. 이 벽화는 당시 교황의 주문에 의해 라파엘로가 그린 것인데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추구한 르네상스 시대의 가톨릭 교회의 의도를 나타낸다. 

 

 

120 m 길이의 회랑의 양쪽 벽면에는 이탈리아 각 지역의 지도 40여 개가 그려져 있는 지도의 방도 명소이다. 교황과 교회의 지도부가 이곳에서 이탈리아 지도를 보면서 종교적 그리고 세속적 정책을 구상했을거라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바티칸 박물관의 출구는 모모라는 이름의 건축가가 1932년에 만든 나선형 계단 (Scala Elicoidale) 이다. 이 계단이 유일한 출구가 아니기 때문에 못보고 나올 수도 있다. (사실 계단이 아니라 경사로이다.) 또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따로 있는 이중구조라는 것도 모를 수 있다. 사진에 내려가는 길에만 사람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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