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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개론

마음이란 무엇인가? - 꿈과 영혼과 이성과 감정

by 심려자 2023. 1. 13.

 

AI 가 그려준 그림

“마음이 무엇인가?” 는 심리학의 궁극적인 질문이다. 마음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종교와 철학과 과학 등등의 영향 등으로 변화해왔다. 마음 (Mind) 은 영혼 (혼, Spirit, Soul) 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영혼은 고대 이집트나 중국 문헌에서도 볼 수 있는 아주 오래된 개념인데 그 시작은 꿈이나 환각같은 경험을 통해서 사람의 일부가 몸과 분리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생긴 개념이라는 설도 있다. 몸은 잠자리를 떠나지 않았는데 꿈 속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갔다 왔다거나 또는 죽은 사람을 만나는 꿈을 꾸면서 육체와 분리되고 또 죽은 뒤에도 남아있는 영혼의 존재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마음 (영혼) 은 몸과 분리되는 사람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플라톤은 영혼의 개념을 좀 더 구체화하면서 심리적인 기능을을 부여했다. 그는 영혼이 (1) 이성 (2) 도덕적 충동 (명예욕) 그리고 (3) 육체적 충동, 세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플라톤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쌍두마차의 비유를 썼다. 두 마리의 말 중 한 마리는 육체적 충동을 나타내고 또 한 마리는 도덕적 충동을 그리고 마부는 이성을 상징한다. 사람의 성격은 육체적 충동에 더 강한지, 도덕적 충동이 더 강한지 또는 이 두마리 말의 갈등을 마부 (이성) 가 어떻게 현명하게 통제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프로이트가 한 2000년 후 후에 이 아이디어를 빌려 인간의 성격을 이고 (Ego) 수퍼이고 (Superego), 이드 (Id) 의 역학관계로 설명하려 하기도 하였다.) 플라톤은 이성은 머리에 도덕적 충동은 가슴에 육체적 충동은 복부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했다.

데카르트는 심신 이원론을 주장하면서 영혼의 개념에서 충동 (동기) 을 빼고 이성으로 한정하였다. 마음= 영혼 이라는 등식이 깨진 것이다. 영혼은 마음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축소되었다. 식욕같은 충동을 영혼으로부터 분리함으로써 당시 과학자들이 교회 눈치를 보지 않고 사체를 해부하며 생리학을 연구할 수 있는 명분을 주기도 했다 (한국의 전통적 개념에서 영혼은 여전히 식욕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제사상을 차리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또 의식 (consciousness) 을 강조해서 마음은 곧 의식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런 주장은 후에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논의가 마음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의 주요한 일부가 되기도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선 나중에 따로). 또 마음과 영혼의 개념이 분리되면서 사후에 마음의 어떤 부분이 남는 것인지에 대한 신학적 논쟁도 야기된다 (예를 들면 영혼이 사후에 생전 기억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

영혼과 마음의 관계계에 관련된 논의는 현대 심리학에서 물론 사라졌다. 마음이라는 개념의 핵심적인 요소는 이성과 충동 (동기, 욕망) 이다. 사람들은 마음의 문제를 흔히 이성과 감정의 충돌로 해석한다. 여기서 감정은 사실상 동기를를 의미한다. 동기 (충동, 욕구) 와 감정은 전기와 자기처럼 같이 간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해야하는데 (이성) 놀구 싶다 (충동). 건강을 위해 과식하면 안되는데 (이성) 먹고싶다 (식욕). 

그러나 이성에 대한 생각도 변해왔다. 이성과 감정 (충동) 의 충돌이라는 생각의 배후에는 이성 자체가 동기라는 생각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이성은 상충되는 동기 사이에서 손익 계산을 해주는 회계사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을때 이성이 좋은 몸매도 가지고 싶은 욕망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상기 시켜줘서 망서리게 하거나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이성은 합리화도 해준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서 그거 하나 먹었다고 살찌지 않을거야 또는 몸매가 좋아지면 뭐하냐 등등. 그래서 하이트같은 심리학자는 마음을 주식회사에 비유해서 주주는 여러가지 동기 (욕구, 충동, 꿈…) 들이고 이성은 주주들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 같다고 얘기한다. 이성이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쳐 왔지만 사실 이성은 감정 (동기) 의 하인이라는 것이다.


플라톤의 마차의 비유로 돌아오자면 마음은 두마리가 아니라 아주 많은 말들 (다양한 욕구) 이 끄는 마차이다. 식욕이나 성욕같이 진화론적으로 오래된 욕구들은 아주 힘이 세고 즉시적 만족감을 주는 동기들도 힘이 세다. 물론 원초적인 동물적 욕구만 있는 것은 아니고 사회적, 도덕적 동기 등 다양한 동기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성은 마차를 끌 힘은 없고 여러가지 상충적인 욕구를 조정하고 이 방향으로 가다간 절벽으로 떨어진다는 경고 같은 것을 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볼 수있다. 복잡한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 비유는 물론 완전하지 않다. 사람을 움직이는 주요 동인 중 하나는 불안감이다. 학생들이 공부하기 싫어도 결국 시험 전날 책을 여는 이유는 불안감이나 무서움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불안감은 간단한 마차의 비유에 끼워넣기 어렵다. 


요새 쓰이는 심리학 개론 교과서 목차를 보면 현대 심리학자들이 주요 관심 분야를 알 수 있다. 감정과 동기 챕터가 물론 있고 이성과 관련된 챕터는 인지 (판단, 사고), 학습, 기억, 지각, 지능 등이 있다. 그 외에 마음의 생물학적 바탕인 두뇌 관련 챕터, 나이에 따른 마음의 변화 (발달), 마음의 개인적인 차이 (성격), 마음과 마음이 모였을 때의 문제 (사회), 마음의 병과 치료 (정신질환과 심리 치료) 등이 거의 모든 개론 교과서의 공통적인 목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