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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Venezia, Venice)

심려자 2025. 8. 8. 15:42

베네치아 (Venezia, Venice)

 


베네치아는 과잉 관광 (Overtourism) 문제가 거론되는 도시들 (바르셀로나 암스테르담 교토 등등) 가운데서도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곳이다. 도시 인구는 약 5만 명이 안 되는데 연간 약 3,0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 한다고 한다. (겨울이 비성수기라는데 겨울에 방문했을 때도 꽤 많았다.) 그래서 관광객들 오지 말라고 시위도 한다.



그런데 내 생각에 관광 수익이 없으면 베네치아라는 도시는 소멸되지 않을까 싶다. 베네치아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관광지이긴 하지만, 거주자들에게는 살기 편한 곳이라고 보기 어렵다. 운하에 잠긴 건물의 하층부를 보면 곰팡이와 높은 습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의문이 들고, 자동차도 사용할 수 없다. 베네치아는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 훈족과 게르만족 등의 침략을 피해 사람들이 모여든 곳으로, 원래 사람이 살기 힘든 늪지대에 나무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집을 지으면서 시작된 도시다. 게다가 침수 문제도 있다. 베니스의 대표적 관광지 중 하나인 산 마르코 (마가복음의 마가) 광장은 특히 겨울에 자주 침수된다. 거대한 이동식 방벽을 설치했지만 침수는 여전히 발생한다. 


베네치아에 대하여 부정적인 이야기만 주로 했지만 (긍정적인 부분은 워낙 널리 알려져 있으니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꼭 가볼만한 곳이다.  피렌체나 밀라노에서 고속 철도로 두어시간 거리인데 이탈리아 여행할 때 당일치기로 갈 수 있다. 베네치아 시의 입장에서는 당일치기 관광객이 많은 것이 고민이다. 그렇게 많은 관광객이 오는데 생각보다 돈을 많이 안쓰는 것이다. 내가 베네치아에서 돈을 쓴 곳은 곤돌라, 레스토랑, 그리고 젤라또 가게인데 아마 대부분의 관광객이 그러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디즈니 월드처럼 입장료를 받으려 하고 있다는데 어찌 하던지 독특한 관광지이고 문화 유산인 베니스가 수몰되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