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성격 분류법의 문제점

MBTI 성격 분류법의 문제점
MBTI 성격 테스트는 가장 많이 쓰이는 성격 분류법 중 하나 이지만 (특히 요즘 한국에서) 가장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성격 테스트이다. MBTI 는 사람들의 성격 차이에 대하여 관심이 많던 마이어스 (Myers) 와 브리그스 (Briggs) 모녀가 (마이어스가 딸이다) 20세기 초반에 만든 성격 분류법이다. 스위스 정신과 의사인 융의 아이디어를 응용한 것이다. 융도 유명하긴 하지만 과학적인 심리학자라고 하기 어렵다. 상상력을 많이 발휘해서 심리학 개념을 만든 사람이다 (예를 들어 집단 무의식).
MBTI 는 사람의 성격을
1. 외향적 (Extraversion) 아니면 내향적 (Introversion) 으로 구분하고
2. 세상 (정보) 을/를 있는 그대로 객관적이고 세세하게 보기를 선호하는지 (Sensing) 또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직관적으로 보기를 선호하는지 (iNtuition)
3. 판단을 논리적이고 공정하게 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Thinking) 개인적인 가치나 주변 사람의 감정을 고려해서 하는지 (Feeling)
4. 계획적이고 규칙을 존중하는 스타일인지 (Judging) 즉흥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Perceiving)
에 따라 16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나중에 분류 기준을 하나 더 추가하기도 했다.)
MBTI 의 문제점은:
1. 단순한 이분법을 사용한다. 사람을 단순히 외향적 아니면 내성적으로 분류하는 것 보다 어느 정도 외향적 (내성적인지) 인지 점수를 매기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다른 성격 테스트처럼). 대부분의 사람은 극단적으로 외향적이거나 내향적이지 않고 어중간 하기 때문이다.
2. 정보를 받아들일 때 객관적 (Sensing) 인지 직관적 (Intuition) 인지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직관적인 모드로 지내다가 중요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객관적인 모드로 바꾼다고 본다는 것이 과학적 심리학자들의 의견이다.
3. 감각형 (Sensing) 과 직관형 (iNtuition) 이 반대 개념인지 또 사고 형 (Thinking) 과 감정형 (Feeling) 이 반대 개념인지 불분명 하다. 둘 다 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3. 신뢰성이 떨어진다. 오늘 MBTI 성격테스트 하고 한두 달 뒤에 테스트하면 두명중 한명은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4. 예측성도 떨어진다. 예를 들어 MBTI 결과가 직업적 성공을 예측한다는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찾기 어렵다. 그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성격을 단 16 가지 (또는 32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보는 성격 테스트가 얼마나 타당성이 있을까?

그런데 왜 MBTI 가 인기가 있는 걸까?
1. 일단 결과가 단순하고 흥미롭다. “용의주도한 전략가”, “논리적인 사색가”, “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 “ 등등. 다른 성격 검사 결과는 외향성 몇 점, 생각의 개방성 몇 점 이렇게 나오는 것에 비해 결과가 단순해서 외우기도 좋고 부담 없이 서로의 유형을 얘기하는 것이 재밌기 때문이다.
2. 나쁜 결과가 없다. “당신은 게으르고 정서가 불안정하다” 같은 결과가 안 나오기 때문에 부담 없이 설문조사에 응할 수 있다.
3. MBTI 로 많은 돈을 버는 회사가 마케팅도 열심히 하고 자체 연구소와 학술잡지도 만들어 자가발전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미국에서 과학적 심리학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은 MBTI 를 비과학적인 심리 검사로 간주한다. 내 생각에 MBTI 성격 유형의 가장 긍정적인 기여는 (한국에서) 사람들을 혈액형 성격 유형에서 해방시켜 주었다는 것이다. MBTI 는 사람들의 사고 판단 과정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고 그런 측면에서 사람들의 성격 차이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도 되고 흥미있는 대화의 소재도 제공해 주는 기능도 있지만 종합적인 성격 테스트로서는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본다.